• Lee Sookyung, Flame, Installation View, ONE AND J.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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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은 한국의 유망한 젊은 작가들의 작업을 보여주기 위해 2년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하는 "젊은 모색" 전시(1992)에서 주목 받은 이후, 국내보다 주로 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해 왔다. 그녀는 2001년 이후로 두 가지의 이야기를 가지고 작업해 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도자기’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도자기는 도예가에 의해 오랜 시간의 과정을 거쳐 완벽하게 제작된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작가가 주목한 것은 깨어지고 버려진 도자기 파편들이다. 그녀는 서로 다른 도자기에서 나온 조각들을 조합해 기존의 전형적인 도자기의 형태가 아닌, 작가에 의해 새롭게 변형된 모습의 도자기로 만들어 낸다.
작가는 조선 도자를 그대로 재현하는 명인으로 유명한 임항택 선생의 공방에서 깨져 나온 실패작의 파편들을 모아 새로운 형태로 이어 붙여 작품을 만든다. 이렇게 제작된 그녀의 초기 작업은 "번역된 도자기 (translated vases)" 시리즈이다. 하나 하나의 조각은 분명 도자기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완성된 전체 형태는 무척 기괴하고 낯설다. 또 작가가 조각들을 붙인 방법은 마치 오래되고 귀중한 도자기를 복원하는 방법과 비슷한데, 이러한 작품의 특징은 보는 이로 하여금 귀중한 것과 버려진 것, 역사적 도자기와 현대적 도자기, 작품인 것과 작품이 아닌 것에 대한 양가적 감정을 갖게 만든다.
‘도자기’ 모티프는 드로잉에도 등장하게 되는데, 원앤제이 전시에서 선보인 "묘기여인" 드로잉 시리즈가 그것이다. 이 작품은 동춘 서커스에서 접시를 돌리는 소녀들, 커다란 도자기를 돌리는 중국의 소녀 곡예사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한 여인이 여러 개의 도자기를 손에 들거나 발로 들고 묘기를 부리고 있는 것을 그린 것이다. "번역된 도자기," 그리고 "묘기여인" 시리즈를 통해 그녀는 ‘작가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도공들이 도자기를 깨버리는 행동은 흠 없고 완벽한 작품을 바라는 작가들의 모습에 관한 ‘클리셰 (cliche)’이면서 흔한 도자기에 희소성을 부여하는 ‘제스처’라고 한다면, 파편을 모아 새로운 도자기를 만드는 이수경의 작업, 그리고 도자기를 깨뜨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묘기여인의 모습은 이들의 모습과는 정 반대의 제스처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묘기여인은 작가 자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들은 모두 도자기라는 예술적인 오브제 그 자체보다도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행위’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묘기여인> 시리즈는 작가 자신의 자전적인 스토리와도 연결된다. 작가는 자신의 마음을 치유하는 도구를 ‘그림’으로 삼아 매일 한 장의 드로잉을 그렸다. 작가는 묘기여인 그림 속에 동그란 원을 그려 넣어 ‘그림 속에 그림’을 그리게 되는데, 이는 매일 원 안에 그림을 그리면서 자가 치유를 하는 만다라 그림 치료법을 자신의 작품에 적용한 것이다.
이수경의 두 번째 화두는"불꽃(Flame)"으로 최근 그녀는 활활 타오르는 불꽃 형상이 화면 가득 채워져 있는 드로잉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 작품은 작은 불꽃 드로잉이 모여 좀 더 큰 불꽃을 이루고, 이것이 다시 모여 거대한 불을 이루는 그림이다. 작가는 묘기여인 드로잉에 사용했던 ‘경면주사’라는 재료를 가지고 수 많은 불꽃 형상을 커다란 장지에 그렸는데, ‘경면주사’란 부적을 그리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 오렌지와 레드의 중간색감을 갖고 있으며 종이 위에 그려졌을 때 강렬한 선의 느낌과 종교적 에너지를 유발하는 독특한 재료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그녀의 작품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을 부각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작가는 불꽃 그림을 그리기 전에 어떠한 계획된 형상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단지 불꽃을 화두로 삼아 몸과 마음을 통합시키고, 작가의 손을 몸과 마음의 진동을 기록하는 지진계처럼 움직여 작품을 제작하였다. 즉, 이 불꽃 시리즈는 불을 형상화하기 위해 그렸다기 보다는 <묘기여인>에서의 만다라 그림 치료법과 같이 작가를 치유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작가 내면의 불들을 다 끄집어내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이 작업은 수천, 수만 개의 불꽃들이 커다란 장지를 덮는 대형 작품이 되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작가의 고된 수작업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데, 그녀는 매일 18시간씩 하루도 쉬지 않고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에 몰입하였다. 경면주사는 작가의 마음이 조금만 흐트러져도 장지에 번지게 되므로 작가는 언제나 초긴장 상태에서 불꽃을 그리면서 자신을 정화시켜 나갔다.
흥미로운 것은, 이수경의 불꽃을 계속해서 보고 있으면 경면주사가 가지고 있는 매우 건조한 텍스처의 느낌과 더불어 마치 불꽃 부적과 같은 신비한 에너지의 힘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다 어느덧 이 불꽃은 보는 이의 마음에도 옮겨져 잔잔한 불을 일으키게 된다. 처음에는 작가가 그린 불꽃형상을, 다음에는 내 마음의 불꽃을 보게 되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산에도 나무에도 꽃잎에도 물결에도 구름에도 바람에도, 아니 이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 속에 불꽃이 있음을, 혹은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김희경

Yee Sookyung lives and works in Seoul, Korea. Her recent “Translated Vase” series consist of hundreds of broken pottery fragments discarded by a master Korean ceramicist. These works were last shown at the 2006 Kwangju Biennale and ARCO 07. Her “Flame” series works on canvas are a move away from the purely conceptual to a more innate and natural act of expression. These works were drawn with a special ink used by fortune tellers to ward off evil spirits. The artist most recently participated in the 2006 Kwangju Biennale, 2006 Busan Biennale, 2006 Echigo-Tsumari Triennale, Micro Narratives exhibition in Yugoslavia curated by Lorand Hegyi and topped off an impressive year at the Ilmin Museum of Art in Seoul. Yee received her B.F.A. and M.F.A. from Seoul National University and has completed residencies at Villa Arson (Nice, France), Apex Art and the Bronx Muse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