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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udy of Green - Spring, Acrylic on pigment print, 110x115cm, 2011

    Study of Green - Spring, Acrylic on pigment print, 110x115cm, 2011

  • Study of Green - Water, Acrylic on pigment print, 60x100cm, 2011

    Study of Green - Water, Acrylic on pigment print, 60x100cm, 2011

  • Study of Green - Grove, Acrylic on pigment print, 110x117cm, 2011

    Study of Green - Grove, Acrylic on pigment print, 110x117cm, 2011

  • Study of Green - White Birch B, Acrylic on pigment print, 100x200cm, 2011

    Study of Green - White Birch B, Acrylic on pigment print, 100x200cm, 2011

  • Study of Green - Eagle Peak, Acrylic on pigment print, 90x200cm, 2012

    Study of Green - Eagle Peak, Acrylic on pigment print, 90x200cm, 2012

  • Study of Green - Path, Acrylic on pigment print, 90x180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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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udy of Green - Rice Field, Acrylic on pigment print, 80x150cm, 2012

    Study of Green - Rice Field, Acrylic on pigment print, 80x150cm, 2012

  • Study of Green - Rusty Car, Acrylic on pigment print, 60x100cm, 2011

    Study of Green - Rusty Car, Acrylic on pigment print, 60x100cm, 2011

  • Study of Green - Arrowroot, Acrylic on pigment print, 90x134cm, 2012

    Study of Green - Arrowroot, Acrylic on pigment print, 90x134cm, 2012

녹색 연구 Study of Green
-支離滅裂

녹색에 관한 작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6년 전 쯤이다. 봄이 되면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르는 야산 나무들의 새잎에 반하게 되면서 부터이다. 누군가는 그 이유가 나이가 들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그럴 것이다. 그 놀랍고 다양한 녹색들을 카메라를 들고 찍으면서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는 뭔가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냥 사진이 아니라 사진 위에 채색하는 시도를 2007년에 처음 했다. 몇 점 만들어본 다음에 같은 방법을 이용해 2010년 <그 집>전시를 했다.
이번 전시 준비를 하면서도 생각은 단순했다. 사 월말 오월 초의 나무들이 보여주는 엄청나게 다양한 녹색들을 어떤 식으로든지 표현해보는 것이었다. 그러나 작업이 진행 되면서 생각은 점점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깊어지거나 새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복잡해졌다. 예를 들면 인간은 어떻게 식물들을 그려왔나? 그 배경은 무엇인가? 따위부터 아주 오래된 개인적인 녹색에 대한 기억까지. 그뿐 아니라 녹색 성장, 녹색 인증 따위의 이념적 상투어들과 어렸을 때 식물을 가지고 놀던 기억까지 뒤섞이면서 드디어 지리멸렬해졌다.

지리멸렬은 그래서 이 전시의 열쇠말이 되었다. 생각해보니 지리멸렬은 우리시대의 열쇠말이기도 하다. 그 잘났다는 이념도, 종교도 다른 어떤 무엇도 이 재난과도 같은 인간의 삶을 구원하지 못했다. 그런데 인간은 이런 삶을 끝장낼 방법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욕망을 줄이는 것. 그러나 실천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욕망은 시스템화 되어 사회적 현상을 넘어 후천성 생물학적 DNA로 변화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도 인간은 그렇게 살도록 프로그램된 것이나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지경이다. 섣부른 생물학적 운명론이 되는 것 같아 그렇기는 하지만.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예언서인 탐정, 범죄 소설과 SF소설들은 직접, 혹은 비유적으로 인간에 관해 말한다. 예를 들면 <알프레드 엘튼 반 보그트>가 쓴 <우주선 비이글호>에 나오는 우주 생물들을 역사적 단계로 구분하는 방법의 경우가 흥미롭다.
우주선에 탑승한 한 역사학자는 초기농민기적 특성을 가진 우주 생물들은 종족보존을 본능적으로 우선시하기 때문에 위기의 상황에서도 그렇게 행동하리라는 추론을 한다. 그리고 그걸 바탕으로 우주선을 위기에서 구한다. 토인비의 역사구분 방식의 영향을 받았다는데 이런 관점을 인간에게 적용하면 어떨까? 인간의 문명은 어떤 단계에 해당될까? 초기농민기를 넘어섰을까? 이토록 지리멸렬하고 분열적이며 어리석은 삶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 혹시 자기파괴적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닐까?

어쨌든 녹색연구는 작업실을 출발해 북한산에 오르는 산책 길에 대한 일종의 기록이다. 그 과정에서 농업본능을 버리지 못하는 도시인들의 작은 채소 밭, 논, 농작물에서 나무와 숲을 지나 산꼭대기에서 도시를 바라보는 것이 뼈대를 이룬다. 그러나 그것들로 다 말하지 못하는 녹색에 대한 기억과 여러 생각 등은 드로잉과 설치를 이용했다. 물론 전시 자체는 잘 조직 된 것은 아니다. 그럴 생각도 별로 없었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이 글도 역시 지리멸렬하다. 하지만 글과 전시가 지리멸렬한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지리멸렬한 세계에서 지리멸렬한 전시란 필연적이지 않은가?

강 홍구

강홍구 1956년 생. 1976년 목포교육대학졸업. 홍익대학교 회화과 및 동대학원 졸업. 최근에 2009년 몽인아트센터, 2006년 리움미술관 로댕갤러리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갤러리 루프 \’죄악의 시대\’, 독일 \’Hannover Messe 2009\’ Made in Korea – Magic Moment: Korea Express 등 국내외 다수의 그룹전에 참가하였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